최근에서야 "피터 틸"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어느 투자 블로거의 독서 후기에서 처음 접했던 것 같다.
나는 팔란티어의 주주이자, 간접적으로 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회사의 회장을 몰랐다는 사실이 조금 머쓱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의 책에 관심이 갔고, "피터 틸" 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피터 틸은 "페이팔"의 공동 창립자로, 실리콘밸리의 신화적인 인물이자 미국을 움직이는 거물 기업가이자 투자자다.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그의 동료들(그중에는 일론 머스크도 포함되어 있다) 은 페이팔 이후 연쇄 창업에 성공하고, 나아가 실리콘밸리를 주도하는 투자자로 변신했다.
책을 통해 그의 삶과 철학을 개략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내가 일론 머스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피터 틸의 그것이 상당히 유사했다. 그의 저서 제로 투 원이 의미하는 것처럼, 그는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사업을 창출하여 세상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에도 깊이 개입했다.
책이 집필된 시점은 트럼프의 초선 시기(2019년)였고, 당시 피터 틸은 트럼프를 지지하며 거액의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 그의 시각에서 당시 미국의 민주주의는 오히려 인류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었고, 트럼프라면 기득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급진적인 변화를 추진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후 실망했는지, 트럼프의 재선 도전과 그 이후의 대선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정치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팔 마피아"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는 여전히 트럼프의 곁에 있으며, 트럼프 정권의 주요 인사들 또한 피터 틸과 깊이 연계되어 있다. 결국 그의 철학을 이해하면 미국이 나아갈 방향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피터 틸의 철학은 단순한 기업가적 사고를 넘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데 있다. 물론 그가 생각하는 "나은" 방향이 일반 시민들의 인식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이런 기업가들이 움직이는 나라였기에, 미국은 그토록 효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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